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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스스로 공부’는 시대적 대세…‘동기부여’가 첫발

한겨레신문

 

 

‘학습 매니지먼트’ 등 개념 개발 사이비 자기주도학습 경계해야 
고승재 에듀플렉스 대표이사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목고 입시에서도 ‘자기주도학습’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전형 요소이다.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면서 어렸을 때부터 길러진 자기주도학습 능력은 대입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하지만 학원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갖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학원을 전전하는 학생들이 많다. 부모도 불안한 마음에 아이를 학원으로 내몬다. 어떻게 하면 공부에 대한 학습 의지를 높여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까. 2004년 설립된 교육업체 ‘에듀플렉스’는 자기주도학습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학생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공부 습관을 갖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에듀플렉스의 고승재(34·사진) 대표이사가 말하는 ‘자기주도학습’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자기주도학습’이 교육계의 화두가 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유는 뭐라고 보나? 

 

“무엇보다 기존의 주입식 교육방식이 가진 시스템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7차 교육과정 개편 때부터 줄곧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도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정보화 시대 이전에는 주입식 교육만으로도 충분히 사회에서 제구실을 할 수 있는 인재들을 기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입식 교육으로는 이 시대가 원하는 인재를 기를 수 없다. 새로운 입시제도 역시 거대한 사회적 변화를 바탕으로 변화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기주도학습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큰 시대적 흐름이다. 가장 우려하는 것은, 수많은 교육업체들이 실제로는 자기주도학습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면서 시류에 편승하려고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단어를 쉽게 쓰고 있다는 점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는 데 방해가 되는 것 같다.”  

 

정확히 ‘자기주도학습’은 뭐라고 정의할 수 있나? 

 

“자기주도학습이란 학생 스스로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스스로의 능력으로 학습을 수행한 뒤 학습의 결과 역시 스스로 반성하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개념은 쉽지만, 학생들이 실제 자기주도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목표설정 방법이나 공부법만을 알려주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반드시 스스로의 힘으로 공부를 해보겠다는 동기부여가 선행되어야만 한다.”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러준다는 게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정한 과목을 가르쳐주는 게 아니다 보니 오해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학습 매니지먼트’라는 개념을 새로 만들어내게 됐다. 학습 매니지먼트는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방법인데 크게 정신관리(상담), 학습관리(공부법), 행동관리(실천) 세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우선 상담을 통해 학생 스스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하고, 그다음으로 실제 공부를 하면서 좌절하지 않도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뒤, 마지막으로 실천 단계에서 올바른 방법이 습관으로 녹아들도록 돕는 것이다. 당연한 말 같지만, 워낙 기존 교육이 ‘내용을 잘 가르치는 것’이라는 범위에만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아직도 많은 학부모들이 자기주도학습을 성적을 올리기 위한 하나의 ‘기술’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직접 내용을 가르쳐주지 않아서 불안하다”, “정말 학원을 줄여도 되나?”라는 학부모들의 질문이 여전히 많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 하는 공부에 어려움을 느낀다. 이렇게 어려워하는 이유는 뭔가? 

 

“우선 어른들이 그런 환경을 제대로 조성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주도학습을 하려면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납득해야 하며, 스스로 개념을 이해하고 정리하면서 문제를 풀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대다수의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방과 후의 많은 시간을 주입식 강의를 듣게 하면서 스스로 공부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기주도학습을 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건 모순이다.”  

 

학생을 변하게 하는 다양한 공부 방법이 있을 것 같다. 주위에서 어떻게 지도하는 게 효과적인가? 

 

“학생의 유형과 특성에 따라 지도 방법은 상당히 다르다. 학생이 무엇으로부터 동기부여를 받는가, 어떤 공부방법이 더 적합한가를 파악한 뒤 그에 맞추어 지도해야만 가장 좋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자기주도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학생의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떠먹는 것은 학생 스스로 해야 한다.”  

 

학습에 문제가 있는 학생이 변화된 사례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 

 

“공부를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아 최하위권이었던 학생은 빠른 시간 안에 최상위권에 도달할 수 있다. 반면 학습능력이나 감각이 부족해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여학생이 있었다. 자신이 세운 계획대로 공부하기 전에는 잠도 자지 않는 노력형 아이였다. 상담을 통해 그 학생의 문제점을 찾았는데, 공부를 하면서도 내용의 핵심, 즉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올바른 방법을 깨닫고 난 뒤 정체된 성적이 급격히 향상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고 한다.”  

 

많은 부모들이 불안한 마음에 아이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 같다.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부모의 구실이나 지켜야 할 태도가 있다면? 

 

“부모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부모가 변하지 않으면 학생도 쉽게 변하지 않는다. 자녀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은 ‘조바심’이다. 당장 눈앞의 시험점수에만 급급한 학부모는 3개월에 한 번씩, 즉 시험이 끝날 때마다 학원을 바꾼다. 자녀의 인생이나 진로와 같은 장기적 시각보다는 단기적 시각에 사로잡힌 부모는 일관성 없는 전략으로 자녀를 혼란에 빠뜨린다. 장기 전략이 없으니 실패 확률도 높아진다. 긴 안목을 갖고 자녀를 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