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렉스 자기주도학습 효과
학생 & 매니저 수기
자기주도학습 전문가

김유리 (매니저) / 개금점

참된 매니저, 남이 아닌 나를 변화시키는 과정

MBTI 유형 중 가장 보수적이고 깐깐한 성향 중 하나인 ISTJ 답게 처음에는 학생들의 행동 하나 하나를 저의 기준에 맞추어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훈계를 해서라도 바로 잡겠다는 일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조건 성적 향상이라는 성과가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모르는 문제, 어려워하는 개념을 하나라도 더 이해시키려고 개념 설명을 하면서 학생들과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담 시간은 잔소리를 하는 시간이 되고, 코칭 시간은 티칭 시간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중간 고사, 기말 고사를 한 회 두 회 치고 시험 분석을 하면서 3번을 넘게 설명했던 영어 문법을 보기 좋게 틀려 오는가 하면, 시험을 치기 바로 전에 풀었던 수학 문제는 풀이 과정 한 줄도 쓰지 못하고 백지로 가져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저의 매니지먼트 방향은 달라졌고, 모르는 문제를 하나 더 가르쳐주는 것보다 스스로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깨닫고 채워나가고자 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더 이상 잔소리하는 제 2의 엄마가 아닌 즐겁고 유쾌한 매니저가 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코칭 시간이 아니면 아무도 오지 않던 제 매니저 실에 학생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고, 더 이상 그 아이들을 무서운 얼굴로 학습실로 돌려보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필요한 상담 주제가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학습 동기부여가 필요한 학생에게는 진로탐색 상담을 통해 꿈을 심어주었고, 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실천력이 부족한 학생에게는 실천력 상담 컴포넌트를 활용했습니다. 공부하기 싫다고, 힘들다고 칭얼거리는 아이에게는 손을 잡아주면서 “매일 하루 4시간씩 공부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냐고, 부모님께 이야기하지 않을 테니 오늘은 매니저랑 놀자!”고 했습니다. “놀자.”는 말이 “공부해라.”는 말보다 훨씬 더 큰 학습 동기부여가 된다는 사실을 그 때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하나씩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큰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매니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아이들을 변화시킨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잔다르크 무심이 가출 소녀와의 만남

신입 매니저 루트 교육을 막 마친 긴장된 첫 출근 날, 한 학생이 가출을 하여 학교에 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그 문제의 학생이 한 달 후 제 학생이 되었습니다. VLT 4G 검사 결과가 무심이 타입으로 나온 저의 학생은 공부에 특별히 관심이 없어 보였고, 피곤한 날에는 한 번 잠이 들면 방전 된 것처럼 깨어날 줄을 몰랐습니다. 암기하는 것을 유달리 싫어해서 영어 단어 10개를 외우는데도 한참이 걸렸고, 과학 원소 기호를 억지로 외우게 한 그 다음날에는 등원을 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학습 실천력 강화를 위한 상담을 할 때에는 ‘나는 잠이 오면 절대 공부를 못하겠다. 잠을 이기면서까지 하고 싶지 않다.’라는 말만 되돌아왔고, 학습 동기부여 상담을 통해 공부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도 ‘공부를 왜 열심히 해야 하고, 잘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실망스런 말을 했습니다. 이런 수완이를 보면서, 정말로 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습니다.

 

칭찬은 수완이를 춤추게 한다.

코칭을 하면서 수완이가 언어에 특별한 재능이 있고, 조금은 독특하지만 창의적이고 톡톡 튀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수완이에게 수완이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 가능성을 보여주고, 수완이에게 맞는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런 의지가 없고, 왠지 모르게 지쳐있는 수완이에게 먼저 칭찬으로 다가갔습니다. 남들이 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대답을 놓치지 않고, “정말 멋진 생각이라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냐.“고, 영어 코칭 시간에는 ”언어에 정말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칭찬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수완이도 칭찬을 더 받기 위해 더 완벽하고 꼼꼼하게 공부를 해오기 시작했고, 같이 텀 스케줄을 작성할 때에도 매니저가 생각한 분량 이상의 학습량을 받아갔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10시까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은 죽어도 못 할 것 같다는 수완이를 위해, 수완이에게 맞는 고등학교를 찾아보고 추천을 해주었습니다. 가구 디자이너가 꿈인 수완이에게 한국에서 뿐 아니라 꼭 유럽에서도 공부를 해보자고 세상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고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잔다르크 소녀의 반란

그 잠깐의 상담을 전환점으로 수완이의 행동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조형 예술고 ‘내신 성적 우수자 전형’으로 진학을 위해, 못하는 수학, 과학을 매니저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더 이상 풀어볼 문제가 없을 때까지 문제를 풀고 또 풀었고,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하니 집에 가서는 일찍 자야 한다고 했지만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부족한 잠과 싸우다가 대상 포진에 걸려 학교에 가지 못한 날에도 등원을 하여 시험기간이니깐 공부를 하러 왔다고 진통제를 먹으며 그날의 분량을 다 채우고 가던 날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시험 준비를 하고 시험 전날 새벽, 그 날도 다음날 시험을 위해 늦게까지 공부를 하던 수완이에게서 카톡 메시지가 왔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했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너무 걱정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사실 저도 ‘수완이가 기대한 만큼이 성적이 나오지 않아 혹시나 실망해서 주저 않지는 않을까.’라는 고민이 있었지만, 수완이에게 용기를 주고 힘을 주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매니저는 수완이가 분명히 놀라운 결과를 가져올 거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설사 그렇지 못하더라도 수완이가 시험 준비 기간 동안에 보여준 노력은 이미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매니저가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시험 결과는 정말 기대 이상 이었습니다. 내신 80%였던 아이가, 기말고사에서는 전교 27등을 하였고, 그 다음 중간고사에서 전교 11등을 차지하였습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독일 유학, 디자인 회사, 장학 재단, 디자인 스쿨 설립! 지금도 수완이는 하루하루 행복한 꿈을 꾸면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오늘은 어제보다 그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수 있는 매니저라서 정말 행복합니다.